빵을 완성하는 5가지 요소들...
밀가루, 물, 공기, 효모에 제빵사의 손이 닿으면 놀랍도록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공기는 작은 반죽 안에 공간을 만들고, 효모는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단백질은 수많은 변형을 거쳐 하나의 구조를 형성한다. 하나의 작은 세계가 제빵사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들의 만드는 빵의 세계, 어떻게 이루어지는 알아보았다.
첫 번째 요소 - 효모
잘 구워진 빵을 손으로 세게 눌러본 적이 있는가?
바닥을 향해 납작해지는 빵을 보며 큰 죄책감을 느끼겠지만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게 되는 사실이 있다.
'빵에서 무언가가 사라졌다.'
ASMR 촬영을 위해 마이크를 가까이 가져다 놓았다면 '쉬이이이' 하며 공기가 빠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을까.
빵 단면을 들여다보면 무수히 많은 기공이 있는데, 누르는 압력으로 기공이 압축되며 그 속에 머물던 공기가 쫓겨난 상황.
납작해진 빵은 밀가루 반죽이 뭉쳐진 상태와 다를 바가 없다.
공기집, 즉 기공은 빵을 빵답게 만드는 존재다. 발효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기공은 살아 있는 효모의 발자취다. 제빵사가 효모를 깨우고, 뜨거운 오븐에 넣어 그의 생을 끝내기까지 말이다. 효모의 생육환경과 성향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효모는 밀가루속 다양한 영양 성분을 먹이로 증식한다. 효소가 전분을 분해해 생성한 당을 주된 영양 공급원으로 섭취하는 것이다. 반죽을 믹싱할 때 섞이는 산소로 호흡하며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생성한다. 글루텐 막 사이의 공기주머니에 이산화탄소가 들어가 반죽을 팽창시키는 것이 발효다. 이 발효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산업용 이스트를 사용하는데, 주로 발효력이 강한 '사카로미세스 세레비시에' 라는 종을 배양해 만든다. 맥주나 와인에도 많이 쓰이는 이 효모는 발효 시간을 빠르게 단축시키지만, 밀가루에 있는 전분을 당으로 분해할 시간이 부족해질 뿐 아니라 풍미나 감칠맛에 영향을 주는 부산물을 많이 만들지 못한다. 천천히 발효해 만든 빵과 공장제 이스트를 활용해 만든 빵의 풍미가 차이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두 번째 요소 - 글루텐
'밀가루에 물을 넣는다'
이 단순한 두 재료의 만남 아래 수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밀가루의 글루텐닌과 글리아딘이 물을 흡수하여 글루텐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글루텐은 빵의 철근이자 근육인 불용성단백질이다. 반죽을 발효할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글루텐이 잘 형성된 반죽은 가스가 팽창함에 따라 잘 늘어난다.
물은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의 연결고리 역활을 한다. 이들은 반죽을 시작하면 물을 흡수해 코일처럼 배배 꼬인 구조를 만들어 간다. 인간사, 사람과 사람 사이에 밀고 당기기를 여러 차례하고 나면 이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물론 관계가 어긋날 수도 있는데, 글리아딘과 글루테닌도 마찬가지, 너무 세게 반죽할 경우 오히려 결합이 파괴되고 탄성을 잃는다.
어떤 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글루텐 형성 정도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보통 빵을 만들 때 물의 경도는 100~150mg/L이 적당하다, 경도는 물이 함유한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의 함유의 정도를 탄산칼슘 농도로 나타낸 지표다. 칼슘과 마그네슘의 교차 결합 유도로 탄탄한 반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소금도 마찬가지. 반죽 무게의 1.5~2% 정도의 소금을 사용하면 글루텐의 구조를 튼튼하게 만든다고
세 번째 요소 - 유지
수많은 유지 중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은 버터일 것이다. 쇼트닝, 마가린보다 풍미가 좋아 많은 제빵사가 애용한다. 가소성을 띠는 고형 유지는 글루텐을 따라 조직 전체에 퍼져 윤할유 역할을 한다. 빵이 구워져 나왔을 때도 노화를 지연시킨다. 쇼트닝은 반죽의 구조를 약화시키는 특성이 있는데, 글루텐 단백질에 붙어 글루텐의 형성을 방해한다.
네 번째 요소 - 달걀
달걀노른자는 글루텐의 신장성을 짧게 하는 쇼트닝의 역활을 한다. 노른자의 진한 풍미가 더해져 빵의 맛이 좋아지고, 크림 부분의 결이 촉촉하고 부드러워진다.
다섯 번째 요소 - 전분
빵을 만들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제빵사들은 지신만의 빵 맛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종류와 품질을 먼저 생각한다. 빵에서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재료이자,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그중에서 밀가루의 전분은 전체의 70~80를 차지하는데, 효모가 활동하기 위한 영양분으로 다양한 향과 맛을 내기 위한 밑바탕이 된다.
밀가루는 밀알을 빻아 가루를 내는 제분 과정을 거쳐 만든다. 밀알의 배젓은 쉽게 빻아지는 반면 배아나 기울은 기름이 많고 질겨 보통 제분 과정에서 모두 제거한다. 산화가 빨라 유통기한이 짧고, 밀알이 가진 향과 영양분이 모두 사라지기 때문. 한편 배아의 영양소와 맛을 살리기 위해 통밀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소 거친 알갱이들이 글루텐 조직 형성에 방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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